2012년 01월 14일
[2011/12] 리버풀 20경기 중간 정리
*. TPTP(http://www.premiermania.net)에 쓴 글
오피셜에서 제공하는 통계가 훨씬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일반 팬들도 풋볼 매니저를 하면서 제공받던 수준의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통계 활용 면에 있어서는 실로 놀라울 정도의 발전이 이뤄졌다. 이를테면 한 선수가 공을 얼마나 건드렸는지를 모두 알 수 있게 되었고, 패스 중에서 롱패스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역산하면 정확한 수치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성공한 패스는 몇 차례인지도 여러 사이트를 뒤적거리며 서로 다른 숫자 중에 무엇이 맞을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텔레그라프와 가디언이 최대 10개까지 다른 수치를 통계라고 내놓던 3년 전과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달라진 것이다. 미국인 구단주들이 세이버 매트릭스를 좋아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이런 자료를 오피셜 통계로 낼 수 있다는 건 그런대로 의미 있는 변화다. (활동량에 관련된 통계가 전혀 없다는 것은 몹시, 아주, 매우 아쉬운 일이지만.)
전에도 FM을 하면서 일일이 HTML 변환을 해가며 엑셀로 통계를 모아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더 이상 사커넷과 가디언, 텔레그라프를 전전하며 통계 수치를 확인하지 않아도 대략적인 경기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소 귀찮은 작업을 거쳐서 일일이 수치를 입력한 끝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분석을 끌어낼 수 있었다. (언젠가는 오피셜에서도 표준화한 전체 통계 시트를 제공하리라 기대하지만,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통계는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 통계라는 것 자체는 애초에 예측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다만 현상을 계량화함으로써 무엇을 지향할 것인지를 알려줄 뿐이다. 예를 들면 한국의 국민소득 통계는 현 정권 하에서도 상승되고 있지만, 이것이 곧 모두가 부유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서는 소득 불평등 지수(이를테면 지니계수나 소득 분배 비율, 소득 산출 비율 등)라는 추가적인 통계를 필요로 한다. 확실한 건, 제공되는 통계가 많고 분석하는 사람이 유의미한 수치를 찾아낼 수 있다면,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도 있을 뿐더러, 향후 개선점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축구 경기를 분석할 때에도, 경험과 배치되는 통계가 나온다면 이를 곧장 통계의 신뢰성과 연관시키기보다 경험을 뒷받침할 다른 통계를 찾아보는 편이 더 생산적이다. 어쨌거나 경험과 통계 사이에 진실이 존재할 개연성이, 경험과 통계 바깥에 진실이 존재할 개연성보다는 높기 때문이다.
20경기는 표본으로서 충분하지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한 시즌의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긴 경기와 패한 경기의 통계치를 면밀하게 분석한다면(그리고 경향성에 어긋나는 예외를 같이 분석한다면) 우리는 어떤 경기를 지향할 때 이길 확률이 올라가는지 예측할 수 있다. 동시에 20경기에서 보여줬던 각종 수치들을 통해 무엇을 향상시켜야 할지도 진단할 수 있다. 예측대로 가느냐, 의도대로 향상되느냐는 통계의 몫이 아니다. 그것은 감독과 선수들이 훈련장과 피치에서 해결할 일이다. 하지만 부정확한 진단은 부정확한 분석과 부정확한 과제 도출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이 글은 볼 터치만을 분석의 대상으로 한다. 이들 외에도 분석할 여지는 많지만, 정리가 방금 끝난 마당에 총체적인 분석까지 시도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여기에 주목한 이유는 순전히 그간 경기를 봐온 경험 때문이다. (가설 설정은 과학에서 직관을 허용하는 중요한 단계다.) 나는 경기를 보면서 리버풀 선수들이 공을 3선에서부터 빌드업을 해서 전진한다고 느꼈고, 걷어내기보다는 패스를 통해 상대의 전방 압박으로부터 벗어난다고 생각해왔다. 따라서 수비수의 볼 터치 횟수는 전체 횟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그들이 기회를 만드는 데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며, 결국 공을 전진시키는 과정에서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이 기회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경험적으로 느낀 것들이 모두 다 통계로 뒷받침되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런 경향을 보였다.
리버풀은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14,032회 공을 만졌다. 한 명이 두 번 이상 만지는 것도 모두 터치에 해당된다. 경기 당 701.6회의 터치가 이뤄졌으므로 1분에 약 7.8회 공을 만진 꼴이다. 리그의 다른 팀 기록까지 모두 감안하면 더욱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그런 자료까지 제공하지는 않는다. (향후 보완될 여지는 있을 것이다.) 이 중에 패스로 이어진 터치가 9,678회, 크로스로 이어진 터치가 444회, 슈팅으로 이어진 터치가 362회다. 경기 당 수치로 변환하면 패스가 483.9회, 크로스가 22.2회, 슈팅이 18회에 해당된다. 20경기에서 362회의 슈팅을 시도해서 24골을 넣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팬들이 그동안 보았던 답답함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주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터치는 어느 포지션의 선수들이 주로 담당했는가. 미들과 공격의 경계가 모호한 리버풀의 축구에서 포지셔닝 정보가 구체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분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벨라미와 카이트다. 따라서 어느 정도 임의로 구분할 수밖에 없는데, 오피셜에서 제공한 구분법에 따라 벨라미, 캐롤, 수아레스를 공격수로 놓고 보겠다. 수비수는 설사 그가 풀백이라 하더라도(리버풀의 풀백은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수비수로 구분하겠다. 따라서 수비수의 데이터는 실제보다 크게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수비수 - 6,075 회 (전체 터치의 43.3%)
레이나의 터치는 분석에서 제외하며 간략하게 사실들만 덧붙인다. 그는 총 906회의 터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터치의 6.46%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다른 클럽의 키퍼들을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아마 상당히 높은 비율일 것으로 추정된다. 90분당 45회의 터치를 했다는 것은 그가 수비진 사이에서 공이 오갈 때 높은 수준으로 이에 참여한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사이드 백 - 2,890회 (전체 터치의 20.6%, 수비수 중 47.6%)
글렌 존슨 : 954회
호세 엔리케 : 1,564회
마틴 켈리 : 300회
존 플래너건 : 72회
각 선수는 피치 위에 있었던 시간이 서로 다르다. 이를 90분당 터치 횟수로 보정하면 다음과 같다.
글렌 존슨 : 78.84회
호세 엔리케 : 78.2회
마틴 켈리 : 69.23회
존 플래너건 : 72회
경기 당 터치 빈도가 가장 낮은 켈리마저 69회의 볼 터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이드 백의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기력이 좋았다고 평가받는 볼튼 홈 경기와 빌라 원정 경기의 기록들은 따져 볼 여지가 있다. 경기력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리버풀이 완전히 압도해서 다득점을 내기까지 한 경기는 없기 때문에 중계글 반응 등을 고려해서 임의로 선정했다.
vs Bolton (전체 터치 764회 중 사이드 백 터치 166회 / 21.7%)
호세 엔리케 : 94회 (12.3%)
마틴 켈리 : 20회 (2.6%)
마틴 스크르텔 : 52회 (6.8%)
@ Villa (전체 터치 706회 중 사이드 백 터치 145회 / 20.5%)
호세 엔리케 : 76회 (10.8%)
글렌 존슨 : 69회 (9.8%)
안 좋은 경기력으로 지탄받았던 경기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을텐데, 하나는 상대가 리버풀보다 뛰어나서 꼼짝도 못한 경우, 다른 하나는 상대도 그닥 잘하지 못했지만 리버풀의 무능으로 경기를 이기지 못한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토튼햄 원정을 꼽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2명의 퇴장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데이터가 심하게 왜곡되었으므로, 이는 별도로 다루는 편이 더욱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있다면 전자의 경우는 토튼햄 원정 말고는 없는데, 어쩔 수 없이 전자의 표본으로 맨시티 원정을 꼽아야 할 것 같다. 비록 여러 데이터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지만 말이다. 후자의 경우로는 많아서 꼽기가 어려운데, 일단 위건 원정을 고르기로 한다. (스완시, 노리치, 블랙번 홈 경기도 만만치 않다.)
@ Man City (전체 778회 터치 중 사이드 백 터치 181회 / 23.3%)
호세 엔리케 : 89회 (11.4%)
글렌 존슨 : 92회 (11.8%)
@ Wigan (전체 662회 터치 중 사이드 백 터치 164회 / 24.8%)
호세 엔리케 : 98회 (14.8%)
글렌 존슨 : 66회 (10.0%)
경기력이 좋지 못하다고 평가받은 경기에서 사이드 백 터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먼저 맨시티 경기의 경우 볼 점유나 터치에 있어서는 나쁜 경기력이 아니었다. 케니가 "세 번의 실수가 세 번의 실점으로 이어졌다"고 말한 것은 크게 틀린 해명은 아니다. 공격에서 문제가 있었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경기 전반의 운영에 있어서는 압도되지 않았다. 위건 경기에서도 이 점은 반복된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기지 못한 경기에서 사이드 백의 경기 참여 빈도가 높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토튼햄 전은 스크르텔이 퇴장당하면서 사이드 백 자리가 비어버렸다. 따라서 통계치가 왜곡되어 표본으로 쓸 수 없다.) 스토크 원정 경기에서도 사이드 백의 터치는 전체 터치의 23%를 점한다.
11명이 나오는 축구 경기에서 리버풀의 골키퍼가 보통 6.5%를 터치하므로 1명이 평균적으로는 약 9.3%의 터치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이드 백은 평균적으로 2% 터치 비율이 높다. 하지만 이 오차가 5% 이상 커졌다는 것은 현재 리버풀이 지향하는 축구의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경기 중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센터백 (2,279회, 전체 터치의 16.2% / 수비수 중 37.5%)
마틴 스크르텔 : 958회
다니엘 아게르 : 858회
제이미 캐러거 : 434회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 29회
(스크르텔은 라이트백으로 출전한 경기가 있어서 이보다 수치는 더 낮아질 것이다.)
경기 당 터치 수로 보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다니엘 아게르 : 56.04회
마틴 스크르텔 : 55.48회
제이미 캐러거 : 47.81회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 41.43회
사이드백보다 평균 15회 가량 공을 덜 만진다. 전체 터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인당 8.1% 정도다. 센터백이 공을 많이 만지는 것이 좋은지 어떤지는 구체적인 맥락에 따라 다르다.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는 경기여서 3선도 하프라인 위로 많이 올라온다면 센터백의 볼 터치는 긍정적인 일이지만, 반대로 상대의 공격이 매서워서 라인 전체가 후퇴한 상황이라면 센터백의 볼 터치를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토튼햄 전에만 출전한 코아테스의 볼 터치를 경기 당으로 보정한 결과가 41회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자의 경우보다는 전자의 경우에 볼 터치가 더 많을 것이다.
vs Bolton (전체 터치 764회 중 센터백 터치 114회 / 14.9%)
다니엘 아게르 : 64회 (8.4%)
제이미 캐러거 : 50회 (6.5%)
@ Villa (전체 터치 706회 중 센터백 터치 112회 / 15.9%)
다니엘 아게르 : 58회 (8.2%)
마틴 스크르텔 : 54회 (7.7%)
@ Man City (전체 터치 778회 중 센터백 터치 110회 / 14.1%)
마틴 스크르텔 : 60회 (7.7%)
다니엘 아게르 : 50회 (6.4%)
@ Wigan (전체 터치 662회 중 센터백 터치 79회 / 11.9%)
마틴 스크르텔 : 40회 (6.0%)
다니엘 아게르 : 39회 (5.9%)
센터백의 터치는 경기력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보인다. 위건 전에서 센터백들의 공 터치가 적었던 이유는 공이 그만큼 센터백에 오지 않았다는 것과, 센터백의 공격 지원이 적었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표본으로 삼은 경기 모두 평균보다 낮은 센터백들의 경기 참여를 보였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미드필더 - 6,020회 (전체 터치의 42.9%)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로 나눠서 보는 편이 더 맞겠지만, 한 경기 전체를 제공하는 통계에서 이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드필더의 터치가 잦을수록 그가 경기에 깊이 개입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사이드 백과 연관시켜서 생각한다면 자주 봤던 패스의 줄기도 유의미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찰리 아담 : 1,423회 (10.14%)
스튜어트 다우닝 : 1,156회 (8.24%)
조던 헨더슨 : 1,010회 (7.20%)
루카스 레이바 : 873회 (6.22%)
딕 카이트 : 711회 (5.07%)
스티븐 제라드 : 310회 (2.21%)
막시 로드리게스 : 235회 (1.67%)
제이 스피어링 : 208회 (1.48%)
존조 쉘비 : 64회 (0.46%)
하울 메이렐레스 : 30회 (0.21%)
*. 괄호 안은 팀 전체 터치 대비 해당 선수의 터치 비율
이를 경기 당 터치 수로 보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스티븐 제라드 : 94.26회 (296분)
하울 메이렐레스 : 79.41회 (34분)
찰리 아담 : 78.57회
루카스 레이바 : 75.19회
제이 스피어링 : 72.56회 (258분)
스튜어트 다우닝 : 65.48회
조던 헨더슨 : 65.35회
딕 카이트 : 63.23회
막시 로드리게스 : 62.76회 (337분)
존조 쉘비 : 55.38회 (104분)
표본이 되는 경기 시간이 적으므로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제라드의 터치 빈도는 압도적이다. 경기를 더 치르다보면 이보다는 떨어질 공산이 크겠지만 말이다. 기본적으로 중앙에 위치한다고 보았던 선수들의 터치 빈도가 높았는데, 어쩌면 이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아담과 루카스가 가장 많이 볼을 건드렸고, 사이드에 있는 선수들은 그들에 비하면 평균적으로 10~15회 가량 볼을 덜 만진다. 아담은 셋피스 키커로도 많이 쓰이므로 루카스나 스피어링과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그러면 이들 중에서 패스를 가장 많이 시도한 선수는 누구일까? 괄호 안에는 경기 당 시도로 보정한 값을 넣었다.
스티븐 제라드 : 230회 (69.93회)
루카스 레이바 : 687회 (59.17회)
제이 스피어링 : 167회 (58.26회)
하울 메이렐레스 : 20회 (52.94회)
찰리 아담 : 991회 (54.72회)
조던 헨더슨 : 774회 (50.08회)
막시 로드리게스 : 181회 (48.34회)
딕 카이트 : 521회 (46.33회)
스튜어트 다우닝 : 794회 (44.97회)
존조 쉘비 : 46회 (39.81회)
찰리 아담과 스튜어트 다우닝은 공을 많이 만지는 반면에 패스 시도 수는 그만큼 높지 않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을 했을까? 답은 크로스다. 다우닝은 135회의 크로스를 시도했고 아담은 128회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물론 여기서 크로스 시도는 코너킥도 포함되긴 한다. 하지만 이 둘의 크로스 시도 횟수는 압도적이다. 이 둘을 이어 벨라미가 52회 시도로 3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루카스나 스피어링은 더욱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이들은 터치 대비 패스의 비율이 각각 78.7%, 80.3%로 아담, 다우닝의 69.6%, 68.7%를 크게 상회한다.
(참고로 제라드는 74.2%, 다우닝과 같은 측면 자원인 막시와 카이트는 각각 77%, 73.3%를 기록중이다. 헨더슨도 76.6%로 터치 대비 패스 비율이 높다.)
패스 얘기가 나온 김에 잠깐 곁으로 새자면, 익숙한 데이터 중에 하나가 패스 성공률일 것이다. 미드필더로 분류되는 선수 중 패스 성공률이 가장 높은 선수는 막시 로드리게스로 90.1%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막시가 카이트나 다우닝처럼 롱 패스를 시도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막시의 롱패스 시도 비율은 6.1%로 카이트(5.8%), 다우닝(4.9%)과 비슷한 수준이다. 패스 영역에서 두드러진 통계 수치를 보이는 선수는 스피어링이다. 그는 167번의 패스를 시도해서 146회 성공시켰다. 성공률이 87.4%에 달하는데, 놀라운 것은 롱패스 시도 비율이 16.2%나 된다는 점이다. 롱패스 비율은 찰리 아담(15.1%), 스티븐 제라드(10.9%)보다 높은데도 패스 성공률이 87.4%라는 점은 스피어링이 기본적으로 시야와 패스 감각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헨더슨은 중앙 자원이면서 측면 자원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대략적인 경기 양상은 팬들이 그동안 봐왔던 것들이 통계로도 입증된다고 볼 수 있다.
센터백이 맨 뒷 라인을 고정하면서 중앙 미드필더 둘이 오버래핑한 사이드백과 한 겹의 라인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많은 공을 터치한다. 이들이 공을 주고 받는 상황에서 측면 자원은 컷인과 라인 돌파 등 자신들에게 익숙한 대로 움직인다. 측면 자원은 상대적으로 중앙 미들 둘과 사이드 백이 형성하고 있는 4명의 라인보다 공을 덜 만진다. 이 움직임은 공격수까지 최종적으로 분석하면서 개형이 나올 것이다.
공격수 - 1,937회 (전체 터치의 13.8%)
루이스 수아레스 : 1,015회 (7.23%)
앤디 캐롤 : 524회 (3.73%)
크레익 벨라미 : 398회 (2.84%)
누구나 생각했던 문제라고나 할까. 공격수의 터치 비율이 적다. 물론 터치 비율이 적다는 것 자체는 꼭 문제이기만 하지는 않다. 공격이 안 풀려서 공격수가 아래로 많이 내려오면 터치는 올라가겠지만 경기는 안 풀린다. 그리고 공격수라는 자리 자체가 상대 팀이 대개는 숫적 우위를 점하기 마련이므로 터치가 적은 것도 나름의 변명거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센터백보다도 공을 못 만진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단 공격으로 가는 공 자체가 적거나, 질이 좋지 못해서 끊기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공격수가 측면으로 빠지거나 밑으로 내려와야만 공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낫다면, 공을 만질 기회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경기 당 기록으로 절대 수치를 상대화해서 보면 이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크레익 벨라미 : 66.83회
루이스 수아레스 : 62.31회
앤디 캐롤 : 46.46회
앤디 캐롤은 경기에 나와서 아게르나 스크르텔보다 10회나 공을 덜 만진다. 90분당 45.3회 공을 만지는 레이나 수준이다. 캐롤의 문제일까, 다른 누군가의 문제일까? 나는 둘 다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캐롤은 현재 리버풀의 플레이에 아주 낮은 빈도로만 개입할 뿐이다. 캐롤이 90분간 뛴다면 그가 리버풀의 터치에 관여할 가능성은 6.6%다(90분당 터치 기록을 전체 평균 터치 기록으로 나눈 값). 골키퍼인 레이나(6.46%)와 지옥같은 한 경기를 뛰었을 뿐인 코아테스(5.91%)만이 캐롤보다 낮다. 따라서 나는 일단 캐롤 자신의 문제점을 가혹하게 지적할 마음이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신뢰하는 것과 별개로, 20경기의 앤디 캐롤은 긍정적인 기록이 별로 없다.
캐롤은 터치 대비 패스 비율이 68.1%로 수아레스(61.0%), 벨라미(66.8%)보다 높다. 문제는 패스 성공률이다. 공격수의 패스 성공률이 수비수나 미드필더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66.1%로 필드 플레이어 중 최하위다. (레이나의 패스 성공률은 64.5%인데, 그의 패스 중 61%가 롱패스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캐롤의 롱패스 비율은 3.6%에 불과하다.) 터치 대비 성공한 패스는 45.0%로 수아레스(47.2%), 벨라미(57.5%)보다 낮다.
그러면 나머지 터치들은 어디로 갔을까? 캐롤은 총 42회의 슈팅을 시도해 14차례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슈팅 정확도는 정확히 33.3%다. 캐롤보다 패스 비율이 7%나 낮은 수아레스는 캐롤의 두 배 수준인 81회의 슈팅을 시도해서 28회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수아레스의 유효슈팅률도 34.6%로 캐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벨라미는 17회의 슈팅 중 6회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35.3%). 유효슈팅률은 셋이 별반 다르지 않지만 벨라미는 6개의 유효슈팅 중 4개를 골로 성공시켰다. 캐롤(14.3%)과 수아레스(17.9%)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전환율이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캐롤이 리버풀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위해 이 수치들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나는 그가 더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동시에 많이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서 향상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리버풀의 골키퍼는 레이나다. 리버풀 팬들은 월드 클래스 골키퍼를 가졌노라 만족하고 있으며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리버풀의 골키퍼와 리버풀의 상대팀 골키퍼 중에 누가 더 나았을까? 리버풀은 현재 24득점, 18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레이나는 총 71개의 유효슈팅 중 53개를 막아냈으므로 74.6%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리버풀 상대팀의 골키퍼는 어떤가? 리버풀은 114개(!)의 유효슈팅을 날렸지만 21%만을 득점으로 전환시켰다. 리버풀 상대팀의 골키퍼는 79%의 유효슈팅을 막아낸 것이다. 레이나보다 4.5%나 높은 방어율을 기록했던 만큼 리버풀 상대팀 골키퍼는 MOM으로 선정될 개연성이 그만큼 컸을 것이다. 서브였던 키퍼들이 리버풀을 상대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장면을 세 차례나 보지 않았던가. 114회의 유효슈팅 중 48회가 세 명의 공격수의 발에서 나왔다. 결국 낮은 전환률은 이 세 명, 아니 수아레스와 캐롤에게 원인이 있다.
그렇다면 낮은 전환률은 무엇 때문인가. 물론 3야드 바깥에서 날린 슈팅이 허공을 가를 수도 있지만, 표본이 수십 차례가 넘어가면 이런 개개의 불운은 그만큼 비중이 줄어든다. 유효슈팅으로 기록되지 않은 20차례에 근접한 골대 맞추기는 줄어들지 않는 비중으로 불운을 상징하고 있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좋은 기회의 빈도 문제다. 어느 자리에서도 유효슈팅을 때릴 수 있는 선수라 할지라도 완벽한 기회에서는 그만큼 더 완벽한 슈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본 바와 정리한 자료들을 종합하면 리버풀이 슈팅을 시도할 수준의 기회는 많이 만들지만, 그만큼 좋은 자리에서의 슈팅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첼시 전 막시에게 만들어줬던 슈팅 기회와 같은 장면에서 깔끔한 마무리로 골을 넣는 장면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그저 공격수들만을 지목해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하지만 공격수들은 분명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 나아져야 할 영역이 많이 존재한다.
Conclusion
리버풀은 주로 다음과 같은 모양으로 경기를 치른다.
ㅡㅡㅡㅡㅡㅡㅡGKㅡㅡㅡㅡㅡㅡ
ㅡㅡㅡㅡCBㅡㅡㅡㅡCBㅡㅡㅡㅡ
ㅡㅡㅡㅡㅡㅡㅡCMㅡㅡㅡㅡㅡㅡ (주로 홀딩)
SBㅡㅡㅡㅡㅡCMㅡㅡㅡㅡㅡSB
↓ㅡㅡSMㅡㅡㅡㅡㅡㅡSMㅡ↓
ㅡㅡㅡFWㅡㅡㅡFWㅡㅡㅡㅡㅡㅡㅡ (사이드에 치우친 포워드는 반대편으로 가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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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 두 명과 CM 두 명 특히 보다 아래에 있는 CM이 공을 가장 많이 만지며, 보다 윗선에 있는 CM(주로 찰리 아담)은 모험적인 패스도 자주 시도하는 편이다. CB는 대체로 둘 중 하나 아니면 아무도 공격에 기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역습을 당하는 순간에서는 홀딩 역할을 하는 CM이나 센터백이 파울로 끊어내는 편이다.
FW는 캐롤이든 수아레스든 측면이나 아래로 내려가서 숫적 우위를 점하려는 싸움에 가담하곤 하지만,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은 수아레스가 좋고, 아래로 내려가는 움직임도 사실은 수아레스가 더 좋다. 캐롤은 차라리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자신이 마무리짓기 위해 박스 침투를 노릴 때 가장 위협적이다. 사이드 백은 동시에 오버래핑을 하지는 않지만, final third에 공이 들어가면 둘 다 위로 많이 올라와서 측면 공격을 지원하거나 직접 이끈다. 그 틈새로 측면 미드필더들이 박스 주변으로 모인다. (하지만 박스에는 사람이 없다!)
박스 안에서 슈팅을 노릴 선수가 한 명 이상 늘어나야 한다. 현재 미드필더와 공격수 기록은 이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미드필더와 공격수의 슈팅 중 40%가 박스 바깥에서 이뤄진다. 이러면 골대를 맞췄든 뭐가 어쨌든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즉 리버풀은 2.5선~2선에서 가장 많은 공을 만지며 전진을 시도하지만, 1.5선에서 뛰는 측면 미들은 2.5선에서 올라오는 선수보다 15차례 이상 공을 덜 만지며, 최전방으로 가면 다시 20회 가량 공을 덜 만진다.
그러므로, 문제는 전진이다. 전진이 효과적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문제들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제라드가 없을 때 더욱 그랬다. 미들의 전진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공격수들은 좋은 자리에서 공을 받기 힘들었고, 결국 나쁜 자리로라도 움직여야 했다. 그 와중에 어떻게든 슈팅을 날리려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박스 바깥의 슈팅 비율은 날로 늘어났고, 슈팅으로 연결되는 패스들은 낮은 질에도 불구하고 슈팅 어시스트로 기록되곤 했다.
이것은 다시 오랜 문제로 돌아온다는 불행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리버풀은 여전히 상대가 웅크리고 있을 때, 움직임을 통해 헤집어내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상대가 웅크리고 있지 않고 맞붙으려 한다면 이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개선될 수 없는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쉽게 개선될 문제는 아니다. 가장 많은 터치를 기록하고 있는 제라드의 가세는 전통적인 패스 앤 무브와 맞물려서 힘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지만,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 by | 2012/01/14 21:56 | In my opinion | 트랙백 | 덧글(1)




